난해한 책의 바른 해석 (박수암)

교회와 신앙: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53

계시록은 그 많은 상징들과 암호들로 인해 미래적인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책, 미래를 점쳐주는 책(讖書)으로 이해되어 왔다. 계시록을 문자적으로 유대인 중심으로, 7년 대환난의 징조들로 해석하는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나 신묵시문학주의(neo-Apocalypticism)에서는 계시록을 초림부터 재림까지의 시간표로 이해하여, 계시록에서 예수님의 공중 재림의 날자까지도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오늘의 모든 사건들을 계시록에 나오는 사건과 자기 마음대로 연관시켜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한다.

“성도는 예수님의 공중 재림 시, 7년 대환난 전에 휴거하며, 7년 대 환난은 불신 유대인들과 불신자들이 받으며, 문자적으로 7년간 계속된다,” “666표를 받으면 지옥 간다,” “1992년부터 시작하여 1999년까지 7년 대환난이 있게 된다,” “짐승의 표를 받지 말고 휴거하는 성도가 되자,” “EC(유럽공동체)는 요한계시록 13장에 나오는 짐승의 열 뿔이며, EC의 대통령은 적그리스도가 되어 666이란 숫자와 컴퓨터를 사용하여 전 세계 인류와 경제를 통제하게 된다,” “3차 세계 대전은 중동에서 일어나며(아마겟돈 전쟁), 곡과 마곡(겔 38:8, 계 20:8)은 쏘련의 모스크바를 가리킨다”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계속을 근거로 박태선 전도관,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신천지 같은 이단들이 출현하기도 한다.

박태선 전도관은 계시록 11장 4절의 ‘두 감람나무’를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그 중에 하나가 박태선이라 하며, 통일교는 계시록 1장 8절의 “구름타고 오시리라”를 영해하여, ‘구름’은 물이 증발한 것으로, 영통인(靈通人)을 가리키며, 재림주가 구름타고 오신다는 것은 그가 영통인 가운데 둘러싸여 오신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은연중에 문선명이 재림주인 것을 암시한다.

여호와의 증인은 계시록 14장 1절의 ‘십사만 사천’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여호와의 증인에 들어온 14만 4천명만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신천지 역시 계시록 14장 1절의 ‘십사만 사천’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신천지에 가입한 14만 4천명만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은 계시록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자기의 생각을 중심으로 계시록을 해석하려는 잘못된 시도들이다. 그것은 저자의 입장에서 저자가 주려고 하는 메시지와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려하기 보다, 자신의 주관적인 사상을 성경에 주입시키려는 시도인 것이다.

계시록은 무서운 책이 아니다. 계시록을 자세히 읽어보면 계시록의 404절에서 재앙에 관한 것은 98절이며, 기쁨과 위로와 소망에 관한 것은 150절이다(심운용, 요한계시록해석사, 서울: 강남출판사, 2009, 11-12). 이것은 우리에게 계시록은 하나님이 믿는 신자들을 지키시고 구원하심을 확신시켜주는 소망의 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계시록은 무서운 책으로 알려져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세대주의적 계시록 연구서들의 책명만 봐도 그러하다 : Hal Lindsay의 “The Late Great Planet Earth”(1970), “The 1980's Countdown to Armageddon,”; G. B. Stanton의 “Kept from the Hour”(1964); J. D. Pentecost, “Things to Come”(1958); J. F. Walvoord의 “The Rapture Question,”(1963), G. G. Cohen의 “The Horsemen are Coming”; S. Kirban의 “Guide to Survival, 666/1000,” 有賀龍太의 “2001년 대파국 : 2001년 이 세상에 지옥이 출현한다”(최정선 역, 學一출판사[1982]; 겉 표지에는 “계시록의 대 예언 : 요한계시록의 무시무시한 예언은 과연 실현될 것인가?”란 부제가 붙어 있다!) 등. 이러한 현상은 계시록을 잘못 풀이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계시록은 미래적인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책, 미래를 점쳐주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승천부터 재림까지의 시간표가 아니다. 그것은 참서도 아니고, 유대인의 운명을 보여주는 책도 아니다. 그것은 주후 1세기 말 로마제국의 박해 가운데서 순교의 위험 하에 있던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신앙의 절개를 지켜나갈 것을 묵시적으로 격려하던 예언의 책이며, 그리스도인의 책인 것이다.